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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읽기

섬 위의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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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즈 퐁트나유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박서영 옮김 (오후의 소묘)

​'섬 위의 주먹'이라는 제목의 그림동화책은 다문화와 세대간의 대화, 땅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루이할아버지와 손자인 소년 간의 사랑이 마음으로 따뜻하게 전달된다.

조부모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모두 끊어진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섬 위의 주먹'에서의 할아버지와 소년의 관계는 무척 부러운 모습이다.    

​한편, 루이 할어버지는 프랑스로 이주해온 스페인인이다.

또 너무 어린 나이부터 학교를 다니지 못한 채 일만 해서 프랑스어로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

조금 다른 이유에서지만,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로 이주해온 외국인 신부들을 생각했다.

한국어에 서툴고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는 그녀들이 노후에 만나게 될 모습을 루이 할아버지 속에서 보았다.

그녀들의 문화와 재능들이 '섬 위의 주먹' 그림책처럼 재조명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섬 위의 주먹'에서는 땅의 가치를 가슴으로 깨닫고 있는 루이할아버지의 마음이 여러 군데 표현되어 있다.

채소를 잘 키우는 할아버지, 요리를 잘 하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땅이 가르쳐 준 거야!" 라고 말씀하신다.

땅의 가치를 잊어버린 오늘날 한국인에게 의미있는 울림을 전해주는 대목이다.

나는 '섬 위의 주먹'의 내용도 마음이 들었지만, 앙리 루소의 그림의 닮은 '비올레타 로피즈'의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다.

스페인 출신의 비올레타 로피즈는 스페인, 포르투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과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섬 위의 주먹' 그림책으로 2011년 CJ그림책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한다. 

그녀의 숲, 할어머니의 크리스마스 브레드, 노래하는 꼬리, 마음으로 맺은 친구 등도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

'섬 위의 주먹'은 아이들과 고개를 맞대고 함께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우리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는 훌륭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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