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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김수영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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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 책꽂이에서 본 것이다.

김수영의 시 '사랑'은 너무 반갑다.


고등학교시절, 나는 내 방문 앞에 이 시를 오랫동안 붙여놓고 살기도 했다.

그때는 시인에 대해서 너무 몰라, 시대에 저항하는 시인이라고는 김수영과 신동엽을 알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저항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도 무조건 그들 시를 좋아했던 것 같다.

이해가 안 가기로는 신동엽보다 김수영이 더 했다.


나는 도서관에서 김수영의 '사랑' 시를 발견하고는 어린 시절,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도 막연하게 멋있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 웃음이 났다.

문학에 너무 심취해 있던 소녀적 이야기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방문에 붙여놓고 본 김수영의 '사랑'은 그때도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ㅋㅋ

그래도 그때 그 시절처럼 여전히 김수영은 멋있고, 그의 시 '사랑'은 마음을 흔든다.


           사랑

                                         김수영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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