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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랭보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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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꽂이 모서리에서 랭보의 '감각'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책을 찾다 말고 나는 서서 랭보의 시를 읽었다.


감각 

                                        랭보

여름 야청빛 저녁이면 들길을 가리라

밀잎에 찔리고 잔풀을 밟으며

하여 몽상가의 발밑으로 그 신선함 느끼리

바람은 저절로 내 맨머리를 씻겨주겠지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

그러나 한없는 사랑은 내 넋속에 피어오르리니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계집애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속으로.


한글로 번역된 시를 보고 나니, 원문이 궁금하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랭보의 '감각'을 검색했다.

생각보다 프랑스어 원문이 많다.

원문은 아래와 같다. 


Sensation 

                                     Arthur Rimbaud

Par le soir bleus d'été, j'irai dans les sentiers,

Picoté par les blés, fouler l'herbe menue:

Rêveur, j'en sentirai la fraîcheur à mes pieds.

Je laisserai le vent baigner ma tête nue.


Je ne parlerai pas, je ne penserai rien:

Mais l'amour infini me montera dans l'âme,

Et j'irai loin, bien loin, comme un bohémien,

Par la Nature, - heureux comme avec une femme.


검색 과정에서 이 시가 1870년 3월에 창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랭보와 폴 베를렌느의 스캔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해 보니, 조금 어색하게 번역된 곳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나는 다시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많은 랭보의 '감각' 시들 중에서 프랑스어 원문과 가장 비슷하게 번역된 시를 찾았다.

번역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아래는 내가 찾은 시들 중 원문과 제일 비슷하게 번역된 '감각'이다.


감각

                                    랭보

여름 날 푸른 저녁, 나는 들길을 가리라,

밀 이삭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려.

몽상가, 나는 그 신선함을 내 발로 느끼리라.

바람이 내 맨머리를 씻게 하리라.


나는 말하지 않으리라, 아무 생각도 않으리라.

그러나 무한한 사랑이 내 마음 속에 차오르고,

나는 멀리, 아주 멀리 가리라, 보헤미안처럼,

자연 속으로, - 여인과 함께인 듯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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