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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복효근의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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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의 '산길'이라는 시는 우리나라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을 잘 그려 놓았다.
산의 정상에서 보면, 정말 너른 세상보다 더 높고 너른 산들이 보인다.
그것은 높은 산일수록 더 심하다.
너른 산들이 병풍처럼 첩첩 둘러쳐가며 풍경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우리 인간사와 연결해서 공감가게 잘 표현했다.
인생의 고단함이 끝이 없듯이 산은 우리가 헤쳐가야 할 봉우리들을 끝도 없이 펼쳐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슬프거나 고단하게 느껴지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로, 용기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복효근의 '산길' 시의 장점이 바로 이 지점에 있는 것 같다.
기상이 느껴지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떠올리며 이 시를 읽었다.
그 기상 때문에 시가 회의적이지 않고 건강하게 느껴지나 보다.

산길
복효근
산정에서 보면
더 너른 세상이 보일 거라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산이 보여주는 것은 산
산 너머엔 또 산이 있다는 것이다
절정을 넘어서면
다시 넘어야 할 저 연봉들...

함부로 희망을 들먹이지 마라
허덕이며 넘어야 할
산이 있어
살아야 할 까닭이 우리에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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