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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권서각의 '지난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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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서각 시인의 '지난 여름'은 처음 보는 시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데...

눈물이 난다.

곽서각 시인은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그리움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잘 표현하는 분 같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그리움과 그것으로 인한 마음아픔이 오롯이 살아나, 

슬프다.


지난 여름

                                             곽서각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바닷가 언덕에 모여 근심하였네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손가락에 눈물 찍어 어둠에 대고 꼭 눌러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썼네

흩어진 별의 뼈

허물어진 모래성을 지나

지난 여름 바닷가 빈 마을로

파도는 빈손으로 물 만지러 간다

파도는 배가 고파 물 먹으러 간다

파도는 눈물이 나서 물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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