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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이병기의 '냉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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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없던 전염병으로 온 세상이 얼어붙어도 봄이 왔다.

개나리들이 꽃이 지고 푸른 잎들이 돋아날 즈음, 냉이와 꽃다지들이 꽃을 피웠다.

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하얀 냉이꽃과 노랑 꽃다지꽃을 보았다.

가녀린 이 꽃들에게 인간의 일이 뭔 상관일까?

생각하니, 이병기 시인의 냉이꽃이 떠올랐다.

 

냉이꽃 

                                              이병기

밤이면 그 밤마다 잠은 자야 하겠고

낮이면 세 때 밥은 먹어야 하겠고

그리고 또한 때로는 시도 읊고 싶구나

 

지난 봄 진달래와 올 봄에 피는 진달래가

지난 여름 꾀꼬리와 올 여름에 피는 꾀꼬리가

그 얼마 다를까마는 새롭다고 않는가

 

태양이 그대로라면 지구는 어떨 건가

수소탄 원자탄은 아무리 만든다더라도

냉이 꽃 한 잎에겐들 그 목숨을 뉘 넣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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