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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읽기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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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프레드릭 (시공주니어, 2016)

레오 리오니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이다.
그림도 예쁘면서 내용도 교훈적인, 멋진 그림책을 만든다.
프레드릭도 꼭 그런 책이다.

다른 쥐들은 열심히 겨울에 먹을 양식을 모으느라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프레드릭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있는 프레드릭에게 친구들은 '뭘 하고 있냐?'고 묻는다.

프레드릭은 겨울에 쓸 빛과 색깔, 이야기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양식이 떨어져갈 회색을 겨울, 프레드릭은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따스한 빛과 색깔, 이야기들을 나눠준다.
나는 사실, 오래 전에 '프레드릭'을 읽었지만 당시에는 별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2년 넘는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활동을 못하면서야 '프레드릭' 그림책의 내용이 얼마나 감동적인 이야기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보니, 육신을 위한 양식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재미난 거리들과 취미, 예술활동 등이 풍부하게 존재해야만 살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살아보고 나니, 돈을 너무 벌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쇼핑을 하러 다니지 않아도 살 수 있고, 외식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산책을 많이 다니고 집에서 취미활동을 하고 외식 대신 만난 것을 요리해서 먹고 가끔은 불량한 가공식품을 주문해서 먹는 것조차 행복함을 주는 요소였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만나 쓸 데 없는 수다를 떨지 않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도 이번 기회에 배웠다.
코로나가 완전히 떠나서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 생활은 옛날과는 절대 같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일상이 변화된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평생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프레드릭이 평소에 했던 그 활동들이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에겐 무가치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프레드릭이 모아놓은 것들이 없었다면, 겨울같이 엄혹한 시기를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까?
물론, 이 책에서는 프레드릭은 일은 하지 않고 색깔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으는 작업만 했는데, 나는 프레드릭이 친구들과 같이 일도 하고 친구들도 너무 일만 하지 말고 프레드릭과 함께 꿈을 모으는 작업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럼, 더 많이 그 친구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프레드릭에게도 육신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육체적인 노동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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