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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주의자, 나희덕 시집 나희덕 시인의 시는 드문드문 몇 편을 읽어 보았지만, 이렇게 책 전체를 읽기는 처음이다. 무엇보다 시원스러운 그녀의 문장이 맘에 든다. 꾸밈이 없고 거침없이 내지르는 느낌!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기색이 전혀 없는 시원시원함이 돋보인다. 그런 식으로 그녀는 굵직굵직한, 시간이 지나서는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 될 그런 사건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관점도 너무 좋다. 가장 최근의 시집인 만큼, 시인의 연륜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더보기
적당한 거리 전소영 글 그림, 적당한 거리 (그림달) 전소영의 '적당한 거리'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것이다. 작가가 체험했을 것 같은 화초 키우는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펼쳐져 있다. 수채화 그림이 너무 좋다. 이 그림은 내가 키우는 페퍼민트와 로즈마리, 라벤다가 다 들어가 있는 장면이다. 그래서 더 맘에 든다. 이건 로즈마리가 분명하다. 화초를 돌보는 사람은 작가일까? 그녀는 화초들이 잘 자라려면,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도 똑같다고 말한다. 그의 깨달음에 울림이 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에는 그녀가 잘 못 돌봐서 죽은 화초를 그려놓았다. 마치, 추모하는 느낌이다. 작가의 다정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더보기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요? 콘스탄체 외르벡 날센 글, 아킨 두자킨 그림,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요? (분홍고래)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요?' 그림책은 어린이의 실존에 관한 질문을 하는 책이다. 이 안에는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대부분 고난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다. 전쟁으로 고국을 떠나 바다 위를 헤매고 있는 난민 어린이, 힘든 노동으로 고통받은 아이들, 극지에서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 등등... 그런 중에 자기 자신의 상황과 현재 위치를 비춰 보길 바라서였을까? 이들과 대비되는 주인공 어린이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문제제기를 해주는 좋은 책으로 평가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를 쓴 콘스탄체 외르벡 닐.. 더보기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나태주 시집 나태주 시인의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라는 시집은 그림과 함께 짧은 단상 같은 시들이 실려 있다. 그림이 정감이 가서 좋다. 단순한 그림과 짧은 시들이 서로 잘 어울린다. 만약, 시인도 등급이 있다면, 나태주 시인에겐 '달인'이라는 등급을 주고 싶다. 짧은 단상들 속에 인생의 깨달음과 성찰, 달관 등, 뭐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경지가 느껴진다. "아~ 맞아!" "그렇지!" 하면서 나는 여러 차례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그것이 끝이다. 그 뒤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엇을 읽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 이유를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그래서 시인에게 '달인'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나보다, 생각했다. 나태주 시인의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더보기
피었으므로, 진다 얼마 전부터 이산하 시인의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며칠 전에는 그의 시집을 읽었고, 이어서 그의 산문집 '피었으므로, 진다'를 읽었다. 이 책은 그가 우리나라 사찰을 기행하면서 쓴 기행수필이다. '피었으므로, 진다'라는 책 제목이 너무 시적이라서 나는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이 너무 아름답고 멋스럽게 표현된 수필들이다. 나는 밤을 새가면서 단숨에 읽었다. 이렇게 독서에 집중한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그를 따라서 마치 깊은 산속의 사찰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의 맘이 너무 아름답게 표현된 글 한편 한편이 너무 좋아, 이 책에 나온 절을 나도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옆에 끼고 가서 다시 하나씩 읽어봐도 좋겠다, 생각했다. 이 책 말고 더 먼저 출판된 사찰기.. 더보기
미니멀리스트 조슈아 필즈 밀번, 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신소영 옮김, 미니멀리스트 (이상) '미니멀리스트'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소비적인 방식에 문제제기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많이 가지고 많이 소비하면서 사는 삶이 풍요롭기보다는 교양없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더 세련되어 보이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없어서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있는 사람들의 교양있는 삶의 한 방식이 미니멀리즘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을 그렇게 광적으로 미니멀리즘에 몰두하도록 했었나보다. 얼마전부터 유행한 미니멀리즘을 부추긴 책 중 중요한 한 책이 바로 이 '미니멀리스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내 자신을 비춰보았다. 여전히 너.. 더보기
악의 평범성, 이산하 시집 '악의 평범성'이라는 시집은 이산하 시인이 50세가 넘어서 출간한 시집이다. 그런데도 청년의 시를 읽는 듯 하다. 이 시인은 아직도 젊은 시절의 상처와 고통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산하 시인을 대학교 2학년 때 '한라산'이라는 4.3제주 항쟁을 소재로 쓴 서사시로 알게 되었다. 그는 우리에게서 잊혀지고 있던 '제주 4.3사건'을 새롭게 문제제기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제주 4.3은 공산당 잔당들이 일으킨 소요사태가 아니라 국가에 의한 민중학살로 재조명되었다. 그의 한라산 시를 읽으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이 시로 옥고를 치르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잊어버렸다. 그런 그가 며칠 전 우연히 생각났다. 나는 '이산하' 시인이 무엇을 하나 궁금해졌다. 그리고 급하게 그.. 더보기
연이와 버들도령 백희나 작가의 '연이와 버들도령' 그림책을 발견한 건 우리 동네 한 시립도서관의 행사장에서였다. 그림책의 장면이 그림이 아니라 인형이다. 닥종이로 만든 인형들로 장면을 꾸몄다. 그것이 너무 개성있다. 인형들의 표정이 너무 생생해서 더 이야기에 흡입되는 느낌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였을까? 마치, 옛날 이야기를 전해 주는 느낌이다. 백희나는 '달 샤베트'라는 그림책으로 유명해진 작가이다. 그러고 보니, 달 샤베트도 인형들로 그림책이 꾸며져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옛날에 읽은 것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 책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 책의 인형을 제작한 사람이 너무 궁금하다. 인형의 표정 표현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생각을 책장을 넘길 때마다 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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