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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위초하의 회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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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깊게 동그라미를 그리며 흘러, 섬이 아닌데 섬 같이 된 예천군 회룡포를 다녀왔다.

비룡산의 회룡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 마을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회룡포전망대를 오르는 300미터 가량의 산길 계단에는 올라가는 사람들이 지루할세라, 시들이 군데군데 적혀 있었다.

그걸 읽으면서 오르는 즐거움이 있다.

그 시들 가운에 눈에 더 띄는 위초하의 회룡포!

회룡포를 보지 않고 회룡포전망대를 먼저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산을 내려와 회룡포를 한바퀴 돌고 회룡포를 외돌아 흐르는 내성천을 보니, 위초하시인보다 더 회룡포를 잘 표현한 사람이 있나 싶다.

회룡포를 마치 그림처럼 떠올리게 하는 시다.  


       회룡포

                                             위초하

외나무다리 아래로 휘돌아 나온

유순한 땅을 곤괘로 엎드리자

모래섬은 햇귀를 끌어들여

모래톱마다 둥지를 보듬었다

장안사추녀끝을 부여잡은 바람도

풍경소리를 몰고 일제히 일어나

비룡산 무제봉 비탈쪽으로 순례를 돌고

봄날 어질머리 난 꽃무덤 안에서

멱을 감는 운무는

삼강으로 달려가 닻을 내렸다

오늘도 물너울이 용트림을 하는곳 회룡포

용비늘 하나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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