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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다가 6호선 '삼각지'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서 우연히 발견한 강은교의 '빗방울 하나가'라는 시다.
나는 강은교 시인의 시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다지 관심 없는 시인인데... '빗방울 하나가'라는 이 시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잠깐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오늘처럼 마음을 울리는 시를 본 건 처음이다.
우리가 두드리고 싶은 것들에 '어둠'이 속해 있는데, 그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어둠의 세력(?)에 저항하는 우리에게 보내는 격려 같아서 더 감동스러웠는지 모르겠다.
시인은 그런 우리에게 '약해지지' 말라고 말하는 듯해서 힘이 솟는다.
지하철역에서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감동스럽다.
빗방울 하나가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약해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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