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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서정주의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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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있다.

2월, 어쩜 올겨울 마지막 눈일지도 모르겠다.

올겨울은 특히 추웠다.

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춥게 느껴졌던 겨울은 너무 길고 추웠다.

그래서 눈이 내리는 날은 서정주의 시가 자꾸 생각났다.

평소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던 눈이 올해는 더욱 춥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오늘 내리는 눈도 같은 기분이다.

서정주의 시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라는 시는 오늘날 우리 모두의 추운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

                                               서정주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

그 암무당 손때 묻은 징채 보는 것 같군.

그 징과 징채 들고 가던 아홉살 아이 -

암무당의 개와 함께 누룽지에 취직했던

눈썹만이 역력하던 그 하인 아이

보는 것 같군. 보는 것 같군.

내가 삼백 원짜리 시간강사에도 목이 쉬어

인제는 작파할까 망설이고 있는 날에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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