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우리가족, 한성옥 지음 (문학동네)
한성옥 작가의 '행복한 우리가족'은 한 어린이가 부모님과 나들이 간 이야기를 그림일기 형식으로 쓴 그림책이다.
이 책은 아이가 부모와 미술관을 오고가면서 즐겁게 보낸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그림들은 하나같이 시민의식 없는 아이와 부모님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마트에서 얌채처럼 줄을 서거나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잔디밭에서 식사하는 풍경은 시민의식이 결여된 행동일 뿐, 위험하지는 않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발로 멈춰놓거나 유턴이 금지된 곳에서 유턴을 하는 등의 행동은 너무 위험스러워 보인다.
아이들은 전시장에서도 출입금지선을 넘어가서 작품을 만지고 공연장에서는 공연 도중에 떠들기도 한다.
이처럼 그림책의 그림들은 거의 다 시민의식이 부족한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고학년 어린이라면, 단번에 이 그림책이 하는 문제제기를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학년 아이라면, 금방 알아내기 힘들어서 지도가 필요해 보인다.
어른의 가이드가 곁들여진다면, 어렵지 않게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저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 어린이에게도 권하고 싶다.
어린이 단계에서 시민의식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점만이라도 잘 지킨다면, 훨씬 교양있는 시민이 될 것 같다.
나만, 우리가족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심이 공중도덕을 무시하는 행동까지 이어지는 걸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잘 표현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한장한장의 그림 속에서 문제가 있는 행동들을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그에 대한 아이의 의견을 꼼꼼하게 들어주면 더 좋겠다.
그 문제점을 잘 대답하지 못할 때, 어른들이 설명을 해준다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