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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도 ​​마음의 지도, 클라우지우 테바스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박서영 옮김 (오후의 소묘)​'마음의 지도'는 '섬위의 주먹'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책의 '비올레타 로피즈가 '그림을 그려서 더 관심이 갔다.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어린이는 도시에 사는 아이이다.학교수업이 끝나고 학교에서 나와 친구들과 하교를 하는 이야기인데, 그의 친구들과 동네를 소개하고 있다.​삭막하기만 한 도시 한복판에도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쌓을 동심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가지각색의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도시 삶의 모습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보여준다.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꼭 장소가 특별해야 하는 게 아니란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도시는 삭막해서 추억을 쌓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 더보기
정끝별의 '처서' ​처서가 지나고 8월도 지나, 9월이 시작되니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분다.그래서 가디건을 찾고, 좀더 긴 옷을 챙겨입게 된다.'정끝별' 시인의 '처서'를 읽고서야 매미 노래소리가 멈췄다는 걸 기억해냈다.언제 멈춘걸까?영영 올 것 같지 않았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금방 가을이 올 것 같다. 처서 정끝별모래내 천변 오동가지에맞댄 두 꽁무니를포갠 두 날개로 가리고사랑을 나누는 저녁매미 단 하루단 한사람단 한번의 사랑을 용서하며제 노래에 제 귀가 타들어가며 벗은 옷자락을 걸어놓은팔월도 저문 그믐멀리 북북서진의 천둥소리 더보기
후쿠시마의 고양이 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하상련 옮김 (책공장 더불어) '후쿠시마의 고양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 살면서 버려진 동물을 돌보며 살고 있는 '마츠무라'씨의 기록이다. '마츠무라'씨는 '시로'와 '사비'라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고양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귀여운지 그들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책의 말미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거의 사진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츠무라씨의 삶과 그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오오타 야스스케 사진작가의 예쁜 사진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고양이들이 너무 귀엽다. 그들의 표정을 사진에 잘 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동적이면서도 마음 아픈 것은 '마츠무라'씨의 이야기이다. 그는 후쿠시마 .. 더보기
복효근의 '산길' 복효근의 '산길'이라는 시는 우리나라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을 잘 그려 놓았다. 산의 정상에서 보면, 정말 너른 세상보다 더 높고 너른 산들이 보인다. 그것은 높은 산일수록 더 심하다. 너른 산들이 병풍처럼 첩첩 둘러쳐가며 풍경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우리 인간사와 연결해서 공감가게 잘 표현했다. 인생의 고단함이 끝이 없듯이 산은 우리가 헤쳐가야 할 봉우리들을 끝도 없이 펼쳐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슬프거나 고단하게 느껴지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로, 용기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복효근의 '산길' 시의 장점이 바로 이 지점에 있는 것 같다. 기상이 느껴지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떠올리며 이 시를 읽었다. 그 기상 때문에 시가 회의적이지 않고 건강하게 느껴.. 더보기
백석의 '바다' ​나는 백석 시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철저하게 월북한 카프문학가들의 책을 금서로 정해, 읽지 못하게 해서 그들의 작품을 전혀 읽을 수가 업었다.그 뒤, 월북작가의 작품들이 해금되어 많이 출판되었지만, 그때는 시에 대한 흥미가 조금 멀어진 때라 또 골라서 읽지 못했다.우연히 도서관 책꽂이 모퉁이에서 발견한 백석의 시는 정치적이지도 이념적이지도 않다.그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일 뿐이다.더 젊었을 때, 카프 문학작품들을 보았으면 어땠을까?당대의 가장 지적이고 인텔리들이었다는 그들의 작품들을 읽었다면, 문학에 대한 감수성을 더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무엇보다 감동적인 문학작품을 더 많이 읽었을 것이다.백석의 바다는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뿐만 아니라, 운율도 무척 리듬감있고 각운까지 맞춰서 .. 더보기
크리스토프 갈라즈의 '백장미' 백장미, 크리스토퍼 갈라즈 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이수명 옮김 (아이세움) 크리스토퍼 갈라즈의 '백장미'는 2차 대전 당시, 수용소에 갖혀 있는 유대인을 도와준 '로즈 블랑슈'라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수용소에서 배고픔으로 고생하고 있는 유대인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로즈 블랑슈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감시의 눈초리가 심한 상황에서 유대인을 돕는다는 건 목숨을 건 일이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갈라즈는 세계 제 2차 대전 시기에 나치에 저항한 '백장미' 단체의 후버교수와 조피 숄과 한스 숄 남매를 생각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제목이 백장미였던 것이다. 실제로 백장미 단체는 그들의 활동이 발각되어 사형을 당하게 된다. 그림책, 백장미도 해피앤딩은 아니다. 로즈 .. 더보기
박남준의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박남준 시인도, 그의 시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도 다 처음 보는 것이다. 오동꽃이 지는 모습이 '후두둑 눈물처럼'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나도 지는 오동꽃을 떠올렸다.공감이 가는 표현이다.'맞아! 오동꽃은 그렇게 슬프게 떨어지지..'하면서 시를 읽었다.시인의 그리움이 슬프면서도 담담하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다. 박남준의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시는 행 나눔이 돋보인다.그것이 주는 리듬감이 시인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그리고 이러한 행 나눔이 감정의 여백과 절제를 담당한다는 인상이다.시인의 이런 글쓰기 무척 마음에 든다. 박남준의 다른 시들도 궁금하다.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박남준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덧없고 덧없는지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더보기
아툭 ​​아툭, 미샤 다미얀 글, 요쳅 빌콘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아툭은 복수와 사랑,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에스키모 소년인 아툭이 아끼는 개 타룩을 늑대에게 잃고 늑대를 죽임으로서 복수를 하지만, 그것이 모두 덧없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이다.나는 여기서 동물의 생태계에 관해서 생각하지는 않겠다.아툭이 속한 에스키모족이 사냥을 해야 생명을 유지하는 것처럼 늑대도 뭔가를 잡아먹어야 생존할 수 있으니, 엄밀하게 말해서 늑대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작가 미샤 다미얀​도 그런 사실은 차치하고 우리 인간 삶 속에 일어날 수 있는 원망과 복수와 용서를 다루고 있으니, 나도 그 관점에서 이 책을 살펴보고자 한다.​늑대는 아툭의 아끼는 개 타룩을 잡아 먹는다.아툭은 이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끼고 복수할 기회를 얻..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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