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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집사지만, 다음번엔 고양이가 좋겠어 ​​이번 생은 집사지만, 다음번엔 고양이가 좋겠어, 니오 사토루 지음, 고이즈미 사요 그림, 지우 옮김 (오후의 소묘)​니오 사토루의 '이번 생은 집사지만, 다음번엔 고양이가 좋겠어'는 고양이를 20년째 기르고 있는 한 일본 작가의 고양기 기르기 지침서이다.고양이를 좋아하거나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은 책이다.​무엇보다 책이 작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또 너무 예쁜 그림이 함께 있어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이번 생은 집사지만, 다음번엔 고양이가 좋겠어'는 마치 그림책 같기도 하고 시집 같기도 한 특성을 다 가지고 있다.한장 한장마다 고양이를 키우는 노하우와 함께 일본풍의 짧은 단가가 적혀 있다.이 단가는 마치 시 같기도 하고 교훈같기도 한 짧은 글이다.그런데 .. 더보기
신경림의 나목 ​산길에 세워져있는 팻말에서 신경림 시인의 '나목'을 발견했다.'나목'은 처음 보는 시다.발길을 멈추고 시를 읽기 시작했다.신경림 시인의 시는 모든 것이 감동적이다. 나목 신경림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드러낸 몸통에서 흙속에 박은 뿌리까지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이야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더보기
이브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논장)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그림도 개성있지만, 이야기 역시 그림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감동을 주는 그림책 작가다. 나는 감동적인 여러 권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을 보았다.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은 사람들이 생각이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에는 끝인 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시작이다.'라는 구절과 이 그림이 가장 감동적이다. 한편, 책 뒷부분에 독자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적었는데, 그 중에는 이런 글이 있다. '하늘과 물이 만나는 그 경계선이 물고기에게는 세상의 끝일지도 모르지요.. 더보기
곽재구의 새벽편지 ​곽재구 시인의 시를 무척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엄혹했던 젊은 시절이었다.그래서 곽재구 시인을 떠올리면 그 먼 슬펐던 시절이 떠올라 공연히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그의 시는 우리 젊은 시절의 쓸쓸함을 닮았다.당시 곽재구 시인의 시는 백무산 시인처럼 힘있지도 않고, 박노해 시인처럼 인기있지도 않았다.그러나 그의 시는 구호적이지 않았고 깊은 성찰 없이 깨달은 양 하지도 않았다.곽재구 시인의 시는 진솔하면서도 무력하기만 했던 우리의 젊음을 닮았다.그래서 그의 시가 좋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희망을 믿는 따뜻함이 있었다.그러다가 며칠전 산길을 오르다 문득 마주친 곽재구 시인의 시!여전히 그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그런 변함없는 그의 시를 보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시인의 시는, 마치 오.. 더보기
에리카 이야기 ​​에리카 이야기, 루스 반더 제 글, 로베르토 이노센티 그림, 차미례 옮김 (마루벌)​'에리카 이야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일어난 유대인 학살과 관련한 이야기이다.이 책의 작가는 독일을 여행하다가 '로텐브르크'에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에리카'라는 이름의 이 여성으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던 에리카의 부모님은 에리카를 살리기 위해, 기차 밖으로 간난아기인 에리카를 던진다.다행히 기차 밖에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시민들에 의해, 에리카는 구조되어 잘 자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에리카 부모가 해야 했던 '선택'에 대해서 생각했다.자식을 버려야 했던 그들의 선택이 곧 '자식을 살리는 선택'이라는 사실은 너무 잔혹하다.그러나 이런 잔혹한.. 더보기
권정생의 오소리네 꽃밭 ​​오소리네 꽃밭,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길벗어린이)​유명한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오소리네 꽃밭'은 많은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다.바람에 날려 우연히 도시의 생활을 보게 된 오소리부인은 잘 정돈된 꽃밭을 보게 된다.알록달록 예쁜 꽃들로 꾸며진 꽃밭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자기 집에도 꽃밭을 만들기로 한다.​​그러나 이미 자기 주변에도 자연스럽게 피어난 많은 꽃들로 장식되어 있음을 깨닫는다.이 책은 크게 두 가지의 교훈을 담고 있는데, 하나는 인공적으로 가꾼 꽃밭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자란 들꽃들로 자연스럽게 꾸며진 들판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 둘째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주변에,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이다.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아파트 안에 꽃밭을 만들려고 화초를 들여놓던 나를 생각.. 더보기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정지혜 그림, 김장성 글 (사계절)​'골목에서 소리가 난다'라는 제목의 그림책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변화되고 있는 도시의 풍경을 보여준다.재개발로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마을, 동네 골목길, 아이들...​무엇보다 정지혜의 그림이 너무 따뜻해서 좋다.동양화 같기도 한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서양화가 분명한데, 마치 동양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친근함이 있다.​김장성 작가의 글도 마음에 든다.재개발을 위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떠난 마을에는 가난한 사람들만 남았다.그리고 버려진 개와 길고양이들... 그의 이야기는 담담하게 오늘날 우리나라의 밑낯을 보여준다.그럼에도 과장됨이 없다.게다가 마음 아프고 무거운 스토리가 너무 적막하게만 느껴지지 않은 건 문장의 리듬감 때문인 것 같다.나는 이.. 더보기
송수권의 소반다듬이 ​ 나는 '소반다듬이' 란 제목을 보면서, '왜, 소반이 다듬이가 되었지?' 이상한 생각에 이 시를 읽기 시작했다.소반을 책상 삼아 시를 쓰고 그것이 우리 말을 다듬이질하는 행위였음을 뒤에 가니까, 알겠다.송수권 시인의 말처럼 이 시를 읽으면서 우리말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이 시에 등장하는 개다리소반과 쥐눈콩 단어가 귀엽다는 생각을 하다가는 되똥거리는 오리가, 깡총거리는 토끼까지 생각나 즐거웠다.우리말이 특별히 예뻐서가 아니라, 송수권 시인이 우리말을 참 잘 갖고 노는 시인인 것 같다. 소반다듬이 송수권왜 이리 좋으냐소반다듬이 우리탯말개다리 모자 하나를 덧씌우니개다리소반상이라는 눈물나는 말쥐눈콩을 널어놓고 썩은콩 무른콩을 골라내던어머니 손그 쥐눈콩 콩나물국이 되면 술이 깬 아침은어 참 시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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