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의 고양이 ​​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하상련 옮김 (책공장 더불어)​'후쿠시마의 고양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 살면서 버려진 동물을 돌보며 살고 있는 '마츠무라'씨의 기록이다.'마츠무라'씨는 '시로'와 '사비'라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양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귀여운지 그들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책의 말미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이 책은 거의 사진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츠무라씨의 삶과 그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오오타 야스스케 사진작가의 예쁜 사진들로 이루어진 책이다.​고양이들이 너무 귀엽다.그들의 표정을 사진에 잘 담았다.그러나 무엇보다 감동적이면서도 마음 아픈 것은 '마츠무라'씨의 이야기이다.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복효근의 '산길' ​복효근의 '산길'이라는 시는 우리나라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을 잘 그려 놓았다.산의 정상에서 보면, 정말 너른 세상보다 너 높고 너른 산들이 보인다.그것은 높은 산일수록 더 심하다.너른 산들이 병풍처럼 첩첩 둘러쳐가며 풍경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우리 인간사와 연결해서 공감가게 잘 표현했다.인생의 고단함이 끝이 없듯이 산은 우리가 헤쳐가야 할 봉우리들을 끝도 없이 펼쳐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슬프거나 고단하게 느껴지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로, 용기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복효근의 '산길' 시의 장점이 바로 이 지점에 있는 것 같다.기상이 느껴지는 우리나라의 산세를 떠올리며 이 시를 읽었다.그 기상 때문에 시가 회의적이지 않고 건강하게 느껴지나 보다. ..
백석의 '바다' ​나는 백석 시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철저하게 월북한 카프문학가들의 책을 금서로 정해, 읽지 못하게 해서 그들의 작품을 전혀 읽을 수가 업었다.그 뒤, 월북작가의 작품들이 해금되어 많이 출판되었지만, 그때는 시에 대한 흥미가 조금 멀어진 때라 또 골라서 읽지 못했다.우연히 도서관 책꽂이 모퉁이에서 발견한 백석의 시는 정치적이지도 이념적이지도 않다.그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일 뿐이다.더 젊었을 때, 카프 문학작품들을 보았으면 어땠을까?당대의 가장 지적이고 인텔리들이었다는 그들의 작품들을 읽었다면, 문학에 대한 감수성을 더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무엇보다 감동적인 문학작품을 더 많이 읽었을 것이다.백석의 바다는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뿐만 아니라, 운율도 무척 리듬감있고 각운까지 맞춰서 ..
크리스토프 갈라즈의 '백장미' ​​백장미, 크리스토퍼 갈라즈 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이수명 옮김 (아이세움)​크리스토퍼 갈라즈의 '백장미'는 2차 대전 당시, 수용소에 갖혀 있는 유대인을 도와준 '로즈 블랑슈'라는 소녀의 이야기이다.​수용소에서 배고픔으로 고생하고 있는 유대인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로즈 블랑슈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감시의 눈초리가 심한 상황에서 유대인을 돕는다는 건 목숨을 건 일이었다.실제로 크리스토퍼 갈라즈는 세계 제 2차 대전 시기에 나치에 저항한 '백장미' 단체의 후버교수와 조피 숄과 한스 숄 남매를 생각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그래서 제목이 백장미였던 것이다.실제로 백장미 단체는 그들의 활동이 발각되어 사형을 당하게 된다.​그림책, 백장미도 해피앤딩은 아니다.로즈 블랑..
박남준의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박남준 시인도, 그의 시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도 다 처음 보는 것이다. 오동꽃이 지는 모습이 '후두둑 눈물처럼'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나도 지는 오동꽃을 떠올렸다.공감이 가는 표현이다.'맞아! 오동꽃은 그렇게 슬프게 떨어지지..'하면서 시를 읽었다.시인의 그리움이 슬프면서도 담담하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다. 박남준의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시는 행 나눔이 돋보인다.그것이 주는 리듬감이 시인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그리고 이러한 행 나눔이 감정의 여백과 절제를 담당한다는 인상이다.시인의 이런 글쓰기 무척 마음에 든다. 박남준의 다른 시들도 궁금하다.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박남준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덧없고 덧없는지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아툭 ​​아툭, 미샤 다미얀 글, 요쳅 빌콘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아툭은 복수와 사랑,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에스키모 소년인 아툭이 아끼는 개 타룩을 늑대에게 잃고 늑대를 죽임으로서 복수를 하지만, 그것이 모두 덧없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이다.나는 여기서 동물의 생태계에 관해서 생각하지는 않겠다.아툭이 속한 에스키모족이 사냥을 해야 생명을 유지하는 것처럼 늑대도 뭔가를 잡아먹어야 생존할 수 있으니, 엄밀하게 말해서 늑대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작가 미샤 다미얀​도 그런 사실은 차치하고 우리 인간 삶 속에 일어날 수 있는 원망과 복수와 용서를 다루고 있으니, 나도 그 관점에서 이 책을 살펴보고자 한다.​늑대는 아툭의 아끼는 개 타룩을 잡아 먹는다.아툭은 이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끼고 복수할 기회를 얻..
랭보의 '감각' ​​​​도서관 책꽂이 모서리에서 랭보의 '감각'이라는 시를 발견했다.책을 찾다 말고 나는 서서 랭보의 시를 읽었다. 감각 랭보여름 야청빛 저녁이면 들길을 가리라밀잎에 찔리고 잔풀을 밟으며하여 몽상가의 발밑으로 그 신선함 느끼리바람은 저절로 내 맨머리를 씻겨주겠지말도 않고, 상각도 않으리그러나 한없는 사랑은 내 넋속에 피어오르리니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계집애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속으로. 한글로 번역된 시를 보고 나니, 원문이 궁금하다.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랭보의 '감각'을 검색했다.생각보다 프랑스어 원문이 많다.원문은 아래와 같다. Sensation Arthur RimbaudPar le soir bleus d'été, j'irai dans les sentiers,Picoté par l..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의 시는 항상 마음이 따뜻하게 한다.산길을 오르다가 우연히 발견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은 그의 어떤 시보다 더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그래서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내 등을 토닥이며, "괜찮아, 삶이 다 그런 거야!"라고 위로해 주는 듯 하다.그래서 오르기 힘든 산길 같은 인생을 기운을 내서 계속 올라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며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